
건망증일까, 치매 초기일까? | 전문가가 알려주는 치매 경고 징후 10가지와 유형별 증상
서서히 찾아오는 그림자: 치매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
1부와 2부에서 급성 인지 기능 장애인 섬망의 위험성과 대처법을 다뤘다면, 이제는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 인지 장애인 **치매(Dementia)**에 대해 알아볼 차례입니다.
치매는 단순한 '노화로 인한 건망증'이 아닙니다. 기억력뿐만 아니라 언어, 판단력, 시공간 능력 등 인지 기능 전반이 손상되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병입니다.
치매는 아직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치매의 주요 유형과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초기 경고 징후 10가지를 전문가의 시각으로 명쾌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 치매 초기 경고 징후 10가지: 단순 건망증과의 결정적 차이
일반적인 건망증은 '기억의 저장'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일시적으로 '인출'이 안 되는 현상입니다. 반면 치매는 기억 자체가 손상됩니다. 다음 10가지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매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고합니다.

| 구분 | 치매 초기 경고 징후 | 건망증 (일반적인 노화) |
| 1. 기억력 저하 | 새로운 정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함. | 가끔 사람 이름이나 단어가 떠오르지 않음. (나중에 기억함) |
| 2. 익숙한 과제 어려움 | 세탁기 사용, 운전, 요리 등 익숙하게 해오던 일을 실수하거나 못함. | 가끔 요리법을 잊거나, 잠시 헷갈림. |
| 3. 언어 사용 문제 | 대화 중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대화가 단절되거나 쉬운 단어도 기억하지 못함. | 가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그것' 등으로 표현함. |
| 4. 지남력 상실 | 자신이 있는 장소나 날짜를 혼동하고, 심지어 집 주변에서도 길을 잃음. | 요일을 착각하거나, 낯선 곳에서 길을 헷갈릴 수 있음. |
| 5. 판단력 저하 | 충동적으로 돈을 쓰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등 부적절한 판단을 함. | 가끔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음. |
| 6. 추상적 사고 문제 | 돈 관리, 공과금 납부 등 복잡한 계획을 세우거나 이해하지 못함. | 가끔 재정 관리에서 실수가 있음. |
| 7. 물건의 잘못된 위치 | 물건을 전혀 엉뚱한 곳에 두고 (예: 리모컨을 냉장고에) 찾지 못함. |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아 찾지 못함. |
| 8. 기분 및 행동 변화 | 우울, 불안, 극심한 **무관심(Apathy)**이 나타나고 성격이 변함. | 평소와 다른 기분 변화가 있을 수 있음. |
| 9. 시각/공간 능력 저하 |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나 물체의 높낮이, 거리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 | 노화로 인한 시력 저하. |
| 10. 사회 활동 철회 | 사람들과의 교류를 피하고, 취미나 사회 활동을 중단함. | 피곤해서 잠시 사회 활동을 쉬고 싶어 함. |



🧠 치매의 주요 유형 3가지: 원인에 따른 증상 특징
치매는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증후군입니다. 원인에 따라 관리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유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알츠하이머병 (Alzheimer's Disease)
가장 흔한 유형으로, 치매 환자의 약 50~70%를 차지합니다.
- 원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어 뇌세포가 손상됩니다.
- 특징: 최근 기억력 저하가 가장 먼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병이 진행되면서 언어, 판단력,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됩니다.
2. 혈관성 치매 (Vascular Dementia)
뇌졸중, 뇌경색, 만성 허혈성 변화 등 뇌혈관 질환에 의해 발생합니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합니다.
- 원인: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되어 손상됩니다.
- 특징: 계단식 악화(갑자기 나빠졌다 잠시 유지되는 패턴)를 보이기도 하며, 인지 기능 저하 전에 보행 장애, 언어 장애, 감정 기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방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3. 루이소체 치매 (Lewy Body Dementia, LBD)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특징을 모두 가집니다.
- 원인: 뇌 신경세포 내에 **루이소체(Lewy Body)**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침착물이 쌓여 발생합니다.
- 특징: 인지 기능의 심한 변동성 (좋았다 나빴다 함), 환시 (실제 없는 것을 보는 증상),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증상 (느린 움직임, 떨림)이 나타납니다. (1부에서 다룬 섬망과의 변동성 차이에 주의해야 합니다.)

🚨 치매 조기 진단의 중요성: 치료의 '늦지 않은 시작'
치매는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진단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진행 속도 지연: 초기 단계에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가역성 치매 배제: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예: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비타민 결핍, 뇌수종)은 치료를 통해 회복 가능하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 미래 계획 수립: 환자와 가족이 질병을 이해하고, 재정 및 법적 문제, 장기적인 돌봄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습니다.

🏃♂️ 다음 단계: 서둘러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위의 경고 징후들 중 여러 가지가 동시에, 그리고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여 정밀 검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4부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가장 흔하고 위험하게 발생하는 상태인 **'섬망-치매 동반 상태(DSD)'**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이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간호 및 관리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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